금감원장, “DLF사태, 불완전 판매 소지 있다”
금감원장, “DLF사태, 불완전 판매 소지 있다”
  • 김민지
  • 승인 2019.08.2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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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등 금융권, 수익창출을 위해 고객에게 위험 전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논란이 된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S·DLF)에 대해 “불완전 판매 소지가 있다”며 “은행이 수익창출을 위해 고객에게 위험을 전가한 것인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포용적 금융 생태계 조정을 위한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윤 원장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DLF사태와 관련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윤 원장은 불완전 판매의 가능성에 “접수된 소비자 분쟁조정을 통해 해당 가능성을 인지한 상태”라며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상품 위험성에 대해 소비자에게 적절하게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또 “이번 사태는 고객의 위험을 관리하는 금융의 근간을 흔든 사건으로 원인규명과 피해자 구제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향후 금융시장 변동 확대에 따라 발생할 투자자 손실 가능성을 살피고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논란이 된 상품은 미국, 영국, CMS 금리연계형 상품과 독일국채 금리연계형 상품이다. 지난 7일 기준 해당 상품의 판매잔액은 8224억원으로 이중 99.1%가 은행에서 판매됐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4012억원으로 가장 많고 KEB하나은행이 3876억원, KB국민은행이 26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 중 대규모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은 독일국채 금리연계형 상품은 현재 판매잔액 1266억원 전액이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해당 상품은 우리은행에서 가장 많은 1255억원이 판매됐는데, 현 금리가 만기일까지 지속될 경우 예상손실율은 95.1%에 달한다. 1억원을 투자했다면 불과 500만원만 되찾을 수 있는 셈이다.

금감원은 23일부터 일반은행검사국, 금융투자검사국, 자산운용검사국으로 팀을 꾸려 합동검사를 실시한다. 합동검사는 해외금리 연계형 DLS, DLF 판매액이 가장 많은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KEB하나은행으로 이어 실시된다.

합동검사에서는 금융기관으로서 책무 이행과 투자자 보호의 원칙 준수 여부 등을 검토하고 발행사와 운용사의 상품 설계, 제조, 판매 전반에 대한 실태 조사를 통해 실패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다. 아울러 최고경영자에 대해서도 책임 소재를 엄정하게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도 올해 국정감사 기간 중 DLS, DLF 사태를 집중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이에 금융사의 최고경영자에 대한 줄줄이 소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DLS, DLF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에 분쟁조정 신청도 급증하고 있다. 20일 기준 58건이 접수됐으며 이 중 피해규모가 가장 큰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에 대한 민원은 96%에 이른다. 해외금리 연계형 DLF상품의 경우 개인 투자자는 3,654명, 법인은 188개사로 향후 추가분쟁조정 신청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이르면 다음 달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조정절차를 진행한다. 분쟁조정에서는 금융상품 판매와 관련해 적정성, 적합성, 부당권유 등 세 가지 항목을 집중적으로 검토한다. 고객의 연령, 수입원, 금융지식, 투자목적 등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했는지가 기준이 된다.

금감원은 2016년 원유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상품에 대한 분쟁조정 당시 80대 고령의 고객에게 위험성 등에 대한 충분한 고지없이 판매한 금융사의 책임을 30%로 결정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경영진을 비롯해 국내 금융사 운영체계 전반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국내 금융사가 순발력 있게 대처하지 못했다”며 “오히려 수수료를 늘리기 위해 초단기 투자 상품을 판매에 쏠리면서 상품 손익구조가 분산되지 않아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에까지 이르게 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21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하나은행지부는 성명을 통해 “금리하락 추세를 감지한 자산관리 직원들이 올 4월부터 환매수수료 감면 등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요구했다”며 “오직 수익창출만을 위해 수수료 수익을 극대화하는 상품을 설계·판매한 전 과정에 대해 경영진이 책임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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