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분식회계 첫 공판... 삼성 "자료삭제 인정, 분식회계는 없었다“
삼바 분식회계 첫 공판... 삼성 "자료삭제 인정, 분식회계는 없었다“
  • 김민지
  • 승인 2019.09.2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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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개시를 예상한 대규모 증거 인멸’ 기소요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 인멸 혐의로 기소된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 삼성바이오 자회사 임직원들이 자료 삭제 행위 등을 모두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는 25일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 임원 등 관계자들의 증거인멸교사 및 증거인멸 등의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지난해 금감원에 제출한 보고서와 원본 보고서를 대조하면서 삼성바이오가 회계사기와 관련된 사항을 누락한 채 조작한 증거자료를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날 2시간 분량의 PPT를 통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간 불공정 합병과정에서 삼성바이오의 가치가 조작됐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개시가 예상되자 대규모 증거 인멸을 했다는 것이 기소 요지”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TF 김모 부사장 등은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5월부터 내부 문건과 회사 서버, 직원 노트북 등을 은폐하거나 조작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공판에서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김모 부사장과 박모 부사장, 삼성전자 재경팀 이모 부사장 등은 자료 삭제 행위가 있었고 이에 관여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부당한 합병을 통해 경영권을 승계하고자 분식회계를 하고 이를 감추기 위해 자료를 삭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삼성바이오는 분식회계를 하지 않았다”며 “타인의 형사사건에서 죄가 되지 않는 경우 증거인멸죄가 성립하지 않고 설령 성립하더라도 양형에 있어 중요한 참작 사유”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고인 측이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경영권 승계 등과 연관해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데 독립된 형사사건의 유무죄 여부는 증거인멸죄의 성립과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삼성바이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들은 직원 수십 명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에서 ‘합병’, ‘미전실’, ‘부회장’, ‘이재용’ 등의 단어를 검색해 문제의 소지가 있는 자료를 삭제하고 회사 공용서버 등 분식회계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물들을 공장 바닥 아래 숨긴 혐의를 받고 있다. 회사 가치평가가 담긴 문건을 조작해 금감원에 제출한 혐의도 있다. 이날 공판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금감원에 제출한 관련해서 공방이 이어졌다.

검찰에 따르면,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산하 바이오사업팀은 미국 바이오젠이 합작 계약을 맺은 2011년 12월 ‘바이오시밀러 사업화 계획’ 보고서를 작성했다. 79쪽 분량의 보고서에는 두 회사의 합작 내용과 예상 수익, 순현재가치(NPV), 바이오시밀러 시장 분석 등이 담겼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분석내용을 토대로 바이오젠과 합작해 만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사업 가치가 2조원 가량이라고 평가하고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여부에 따른 삼성에피스의 가치 평가도 포함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삼성에피스 양모 상무가 금감원에 제출한 같은 보고서에는 회계사기의 핵심 대목인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등과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 누락됐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2014년까지 콜옵션을 평가할 수 없었다며 콜옵션을 누락한 회계처리가 정상이라는 삼성바이오 측의 주장과 달리 회사 설립 단계부터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이 정상적 회계인지 분식회계인지 판단할 수 있는 주요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조작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변호인측은 “내용이 바뀐 문서가 금감원에 제출된 사실은 인정하지만 조작의 고의는 없었고 금감원 감리 후 검찰 고발에 대해서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며 “해당 보고서는 사업의 미래 전망과 계획, 기대치를 보기 위해 작성한 문건으로 회사 설립 단계에서 임의로 설정하여 예측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지 금감원 제출시 관련 없는 내용은 영업비밀을 위해 편집했을 뿐이고 삼성에피스는 수동적인 위치에서 삼성바이오나 그룹 TF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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