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감원장 “키코 조정안, 은행이 수용해야”
윤석헌 금감원장 “키코 조정안, 은행이 수용해야”
  • 김세화
  • 승인 2019.12.24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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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 배상은 고객을 위한 일, 배임 아니다”
내년 조직개편 통해 소비자 보호 등 기능별 강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외환파생상품 키코 사태와 관련해 배상에 소극적인 은행을 비판하고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은행 측이 대승적으로 조정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송년 기자 간담회를 열어 올해의 성과 중 하나로 키코 분쟁조정을 꼽으며 이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윤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키코 사태는 고객이 은행을 찾아 도움을 구했는데 은행은 그 고객을 망하게 한 사건”이라며 “은행의 금융 중개기증에서 중시되는 것이 관계기능인데 키코 배상에 대해 소극적인 은행 측이 관계형 금융을 파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키코는 기업들이 수출로 번 돈의 가치가 환율 변동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고안된 파생 금융상품으로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은행들이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판매해 일부 기업이 큰 손실을 봤다.

이에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은행에 불완전판매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키코 피해 기업 4곳 손실액 15~41%를 은행이 배상하라는 조정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은행 측은 금감원의 결정에 반발하며 “키코 문제는 이미 지난 2013년 대법원 판결로 마무리된 데다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 시한인 10년이 지났기 때문에 배상할 경우 주주의 이익을 해치는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윤 원장은 “고객에게 배상하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은행의 금전손실로 보이지만 배상을 통해 신뢰가 회복되면 은행의 브랜드 이미지가 제고돼 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고객을 위한 경영 의사 결정을 배임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객을 살리고 금융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은행 측이 대승적으로 조정안을 수용해 주길 바란다”며 “앞으로 은행 측과 협조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이날 발언을 통해 키코 사태와 관련한 조정안 수용을 은행 측에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0일 분조위의 조정안을 해당 은행에 통보했다. 20일 내에 조정안을 수용될 경우 이르면 내년 1월 중으로 분쟁조정에 대한 첫 배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원장은 올해 가장 어려웠던 일로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한 DLF 사태를 꼽았다. 그는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DLF 사태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했다”며 “금융신뢰 회복을 위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DLF 판매 은행인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경영진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에 대해서는 “공정한 제재를 통해 시장에 올바른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면서 “이를 모두 충족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DLF 분조위 이후 배상 과정에서 은행에게만 세부 배상기준을 제시한데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은행에만 기준을 공개한 것은 은행이 주도적으로 배상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며 “필요하다면 소비자들에게도 공개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 조직개편을 통해 소비자 보호를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조직개편을 통해 소비자 보호 조직 강화에 가장 역점을 둘 것”이라며 “자본시장 상시 감시와 시장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보험, 연금 관련 기능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 원장은 채용 비리 혐의로 재판 중인 조용병 회장의 연임과 관련해 “1월 중순 경 선고가 나오면 여러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일단 은행과 이사회 판단을 계속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결정은 이사회가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금감원이 입장을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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