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격호 명예회장 별세, 향년 99세
롯데 신격호 명예회장 별세, 향년 99세
  • 김민지
  • 승인 2020.01.20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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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껌 사업 시작해 국내 재계 5위로 성장
‘기업보국’ 신념으로 호텔‧면세점 등 관광업 키워내
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4시30분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롯데그룹은 이날 공식 입장자료를 내고 “노환으로 입원 중이던 신 명예회장이 지난 18일부터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어 19일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고 밝혔다. 장례는 롯데그룹 창업주이 고인을 기리고자 그룹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인 신 명예회장은 껌 사업을 시작으로 한일 양국에서 사업을 확장해 롯데그룹을 국내 재계 5위, 식품, 유통, 관광, 석유화학 분야의 대기업으로 키워냈다.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LG 회장, 최종현 SK 회장 등 ‘창업 1세대’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신 명예회장은 1921년 경남 울산에서 5남 5녀의 첫째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인 1941년 밀항성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와세대대학교 화학공학과를 다니며 신문과 우유 배달 등으로 고학 생활을 했다.

1944년 선반용 기름 제조 공장을 세워 사업을 시작했지만 2차 대전 중 미군기의 폭격으로 공장이 전소하는 시련을 겪었다. 이후 비누와 화장품에 이어 껌 사업에 뛰어든 신 명예회장은 1948년 ㈜롯데를 설립했다. 신 명예회장은 “롯데는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주인공 ‘샤를로테’에서 따온 것”으로 “모두에게 사랑받은 샤를로테처럼 고객에게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롯데는 주일미군한테 인기가 있었던 풍선껌을 만들어 큰 성공을 거뒀고 이어 초콜릿, 캔디, 비스킷,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부문에도 진출해 성공을 거뒀다. 신 명예회장은 한일 수교 후 한국 투자의 길이 열리자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해 한국에 진출했다. 이후 국내 최대 식품기업으로 성장한 롯데는 롯데호텔, 롯데쇼핑 등 식품, 유통은 물론 관광, 건설, 화학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 국내 재계 5위로 성장했다.

신 명예회장은 한국에 투자할 때부터 사가 수익을 내 국가에 도움이 돼야 한다며 ‘기업보국’을 강조했다. 신 명예회장은 1967년 롯데제과 설립 당시 “롯데의 기업 이념은 품질 본위와 노사 협조로 사회와 국가에 봉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유통, 호텔업 등에 투자하면서 “한국은 부존자원이 빈약해 반드시 관광입국을 이뤄야 한다”는 신념을 밝혔다. 1988년 소공동과 잠실에 호텔을 개관해 ‘88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루는데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롯데월드, 롯데면세점 등 관광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의 건설도 1987년 신 명예회장이 잠실에 초고층 빌딩을 지을 대지를 매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고인은 관광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키워낸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관광산업 분야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고인은 롯데를 국내 재계 5위의 대기업으로 성장시켰지만 말년은 순탄치 않았다. 2015년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서 롯데는 큰 위기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한 편에 섰던 신 명예회장은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은 물론 국내 계열사 이사직에서도 물러나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이후 경영권 갈등 속에서 정신건강 문제가 드러난 신 명예회장은 2017년 12월, 두 아들과 함께 경영비리 혐의로 징역 4년, 벌금 35억원을 선고받았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 구속되지 않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차남 신동빈 회장,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와 딸 신유미 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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