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게입산업법 개정안 발표에 업계 “K게임 경쟁력 저하 우려”
정부, 게입산업법 개정안 발표에 업계 “K게임 경쟁력 저하 우려”
  • 김세화
  • 승인 2020.02.19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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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 공개, 고액경품 제공 금지 등 사실상 규제 강화
중국 등 외국산 게임은 국내법 적용되지 않아 역차별 우려

정부가 사실상 국내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를 골자로 하는 법 개정에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18일 서울 서초구 넥슨 아레나에서 ‘게임산업 재도약을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전면 개정안’을 공개했다.

정부는 이날 대토론회에서 지난 2006년 게임산업법을 제정한 이후 관련 기술, 유통 방식 등 게임 산업의 급격한 환경 변화를 반영해 현실에 맞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전면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개정안은 현재 ‘게임사업 진흥에 관한 법률’을 ‘게임사업법’으로 명칭을 바꾼다. 이와 함께 ‘게임물’은 ‘게임’으로 변경하고 ‘게임물관리위원회’도 ‘게임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한다. 게임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준다고 지적됐던 ‘사행성 게임’, ‘중독’, ‘도박’ 등의 용어를 삭제하는 등 법 전반에 걸쳐 용어를 재정비했다.

이와 함께 개정안은 게임법상의 청소년 연령을 ‘만 19세 미만’으로 정의해 ‘만 18세 미만’인 영화, 비디오 등 타 콘텐츠산업보다 청소년의 기준 연령을 상향 조정했다. 환전, 불법 프로그램 등의 광고와 선전 행위를 차단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는 등, 게임 내 불법 행위를 예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신설했다.

기존에는 자율 규제 사항이던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를 명확히 규정했고 환전‧똑딱이‧고액 경품 제공 등 게임의 사행적 이용을 금지하도록 법률에 규정했다. 이와 함께 게임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자율적 분쟁조정제도를 도입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마련한 개정안이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게임 이용자의 보호와 의무 규정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이번 개정안의 주요 조치들은 향후 신규 규제를 도입하는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96개 조항 중 86개 조항이 대통령령에 위임돼 향후 정부의 게임산업 규제가 대폭 강화될 것이란 우려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에 제시된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조항들은 사실상 규제나 다름없다”며 “대다수 조항이 대통령령에 위임돼 기업 입장에선 정부의 입장변화에 따라 사업 불확실성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게임사의 대표적인 수익 모델인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적지 않다. 자율 규제를 지켜야 하는 국내 게임사와 달리 국내에 법인을 두지 않는 해외 게임사들은 현실적으로 규제가 어려워 역차별의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유저가 어떤 아이템을 획득할지 구입 전까지 알 수 없는 상품을 의미한다. 지난해 12월,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확률형 아이템 자율 규제 미준수 게임 23개 중 22개가 중국 등 해외 게임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연령 기준에 대해서도 영화나 비디오 등처럼 창의적인 콘텐츠에 해당하는 게임에 대해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지적했다. 광고 규정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정적 광고로 문제를 일으키는 중국 게임사는 규제하지 못하고 국내 게임사만 번거로워지는 비효율을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게임 산업이 3년 가까이 중국 정부의 게임허가증 발급 불허로 수출이 막힌 가운데 중국 등 외국 게임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정안이 시행되면 자칫 역차별 규제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주52시간제 도입, 게임 이용 과몰입의 질병화 등에 이어 관련 분야에서 새로운 규제가 추가되면 국내 게임 산업 전반에 경쟁력이 약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같은 날 성명을 발표하고 “게임산업은 진흥과 육성이 필요한 산업으로 이번 개정안은 자율 규제를 강화하고 관계 부처 합동으로 단계적인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에 정부는 “이날 공개된 개정안은 초안에 불과하다”며 “현장과 전문가 등의 의견 청취하면서 기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규제 완화를 위한 내용을 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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