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마힌드라 신규 투자 철회 … 구조조정 불가피할 듯
쌍용차, 마힌드라 신규 투자 철회 … 구조조정 불가피할 듯
  • 이준성
  • 승인 2020.04.0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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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시장부진, 산은 차입금 900억원 상환까지 겹쳐
마힌드라 “한국시장 철수 아냐, 운영자금 400억원 지원할 것”
사진은 'THE HINDU' 관련기사 캡처
사진은 'THE HINDU' 관련기사 캡처

쌍용자동차가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신규 투자 철회로 독자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올해 국내 자동차 업체 중 유일하게 신차를 출시하지 못한 쌍용차는 코로나19와 사업 부진으로 인해 경영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마힌드라의 투자마저 무산되면서 정상화 9년 만에 다시 생사의 기로에 섰다.

지난 3일, 마힌드라는 특별이사회를 열어 쌍용차에 투입 예정이던 2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 1월,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한국을 방문해 이동걸 산업은행 총재에게 쌍용차에 대한 추가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마힌드라는 지난 2011년, 쌍용차에 지분의 72.85%에 해당하는 5225억원을 투자했으며, 이후 두 차례에 걸쳐 1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74.65%까지 늘렸다. 마힌드라는 투자 보류의 이유에 대해 “코로나19 등 위기상황에서 향후 현금흐름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마힌드라의 신규 투자를 바탕으로 2022년까지 흑자전환을 하겠다는 쌍용차의 계획도 사실상 무산됐다.

고엔카 사장은 노조와의 화상 통화를 통해 한국 시장을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운영자금으로 3개월간 400억원을 지원할 것”이라며 “이는 기존에 약속한 2300억원을 분할 지급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마힌드라그룹이 400억원 운영자금을 투입하면서 한국 시장 철수 의혹을 불식시켰다”며 “당초 예정된 신규 자금 지원에 차질이 빚어졌지만 미래경쟁력 확보와 고용안정을 위해 경영쇄신 작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체적으로 부산물류센터 등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단기 유동성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힌드라가 지원을 약속한 400억원의 운영자금은 한 달 고정비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쌍용차의 재무제표에 따르면 한 달 고정비는 500억원 안팎으로 3개월간 400억원의 운영자금으로는 사실상 직원 월급 주기도 힘들다.

업계에서는 “한국시장 철수 여부와 상관없이 사실상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대해 손을 든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쌍용차 설비가 80년대 수준인데다 티볼리 이후 쌍용차의 SUV들이 현대·기아차는 물론 르노삼성에도 밀리고 있다”며 “쌍용차의 수익창출 가능성을 고려할 때 마힌드라의 투자 의지와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쌍용차의 위기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쌍용차는 1999년 워크아웃 이후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됐으며, 마힌드라로 대주주가 바뀌었다. 마힌드라는 쌍용차 인수 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신차 3종을 출시하는 등 충실히 약속을 이행해 왔다.

특히 티볼리는 ‘신화’라고 불릴 정도로 국내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쌍용차는 티볼리가 출시된 2016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후 계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만 2819억원에 달했다. 최근에는 기존 차량에 편의사양과 첨단 안전사양을 강화한 코란도, 티볼리를 출시하면서 경쟁력 제고에 주력했지만 타 사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쌍용차는 당장 오는 7월 산업은행에 단기 차입금 900억원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6월부터 차입금 상환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며 “만기 연장 요청 등의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쌍용차를 시작으로 르노삼성, 한국GM 등 외자계 3사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로서는 인수·합병이나 재매각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외자계 3사 모두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장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져 임금 삭감이나 인원 감축 등의 조치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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