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미래에셋에 과징금 44억원
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미래에셋에 과징금 44억원
  • 정준호
  • 승인 2020.05.2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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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조건 등 합리적 비교 없이 지주회사에 일감 몰아줘”
박현주 회장은 ‘직접 지시’ 증거 없어 검찰 고발 않기로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를 통해 총수 일가에 ‘일감 몰아주기’를 한 미래에셋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처분을 결정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을 하지 않기로 했다. 

공정위는 27일,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이 미래에셋컨설팅과 거래하면서 총수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몰아줬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3억9000만원을 부과한다”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에 대한 이번 제재는 2014년 총수 일가 사익 편취를 막기 위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의2 제1항이 시행된 이후 ‘상당한 규모에 의한 지원 행위’를 단독으로 적용해 과징금 등을 결정한 첫 사례이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미래에셋의 법 위반 정도가 검찰에 고발할 정도로 중대하거나 명백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박 회장이 사업 초기,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의 영업 방향, 수익 상황 등을 언급했지만, 직접적으로 사용을 지시한 내용은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검찰 고발을 피하게 되면서 그동안 중단됐던 발행어음 사업과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을 다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공정위는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지주회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블루마운틴CC 골프장, 포시즌스호텔과 무조건적인 거래를 통해 박 회장 일가에 이익을 몰아준 것으로 판단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이 48.63%의 지분을 보유하는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91.86%에 이른다. 

공정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생명보험 등 미래에셋 계열사 11곳이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과 거래한 금액은 총 430억원이다. 공정위는 이들간 내부거래가 같은 기간 전체 매출액 1819억원의 23.7%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2016년,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블루마운틴CC는 개장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포시즌스호텔도 적자 폭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블루마운틴CC는 같은 기간 전체 매출 중 계열사와 거래한 매출이 약 72%에 이른다.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을 운영하는 미래에셋컨설팅의 매출액은 2014년 176억원에서 2017년 11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공정위는 미래에셋 계열사가 고객 접대, 각종 행사·연수 등을 위해 미래에셋컨설팅의 골프장과 호텔을 이용한 것이 사실상 강제된 것이라고 보았다. 골프장 바우처나 호텔 선불카드 등을 계열사별로 할당하고 한우·수산물 등 고가의 명절 선물을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이 공급하도록 했다. 블루마운틴CC 골프장 진입로와 직원 유니폼 등에 계열사 로고를 노출하는 광고를 하기도 했다. 

내부 거래를 위한 의사결정 대부분이 그룹 전체의 관리를 담당하는 계열사 미래에셋캐피탈에 의해 이뤄졌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컨설팅의 수익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계열사들에 전달했다. 

공정위는 미래에셋컨설팅과 여타 계열사 간 거래에서 합리적인 고려나 객관적인 비교 절차를 거치지 않아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총수 일가가 일정 지분 이상을 보유한 회사가 계열사와 거래하는 경우, 거래 상대방의 가격·조건 등에 대해 객관적인 비교를 하도록 돼 있다. 

이번 과징금 제재 이후 미래에셋대우는 그동안 금융 당국의 인가가 보류됐던 발행어음 사업과 함께 IMA 사업의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정위의 결론에 따라 심사 재개와 관련해 필요한 작업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 자본시장 성장과 경제 재도약에 핵심 요소인 모험자본 활성화에 더욱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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