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록 에세이-6] 아이언돔에 얽힌 일화
[윤종록 에세이-6] 아이언돔에 얽힌 일화
  • By 윤종록 석좌교수
  • 승인 2020.07.1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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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후츠파로 일어서라' 저자인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의 새로운 이스라엘 스토리를 매주 금요일 연재 보도한다. 다음은 7월 ‘Month Two’ 스토리중 두번째 내용이다.

Month Two
1. 이스라엘의 국방은 보복하는데서 출발한다
2. 아이언돔에 얽힌 일화
3. 이스라엘 트럭운전자의 상상력
4. 이스라엘의 카이스트, 테크니온대학 총장
5. 이스라엘식 재벌의 모습
윤종록 가천대 석좌교수(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윤종록 가천대 석좌교수(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이스라엘은 남자 3년, 여자 2년의 국방의무가 필수다. 고3을 마치면 군대를 먼저 마치고 개도국에서 해외여행을 1년 6개월 정도 한 다음에 비로소 대학을 노크한다. 쉽게 얘기하면 산전수전을 다 겪어본 다음에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를 탐색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고3 학생들 중에서 엄격한 시험을 통해 별도로 뽑는 최고의 엘리트부대가 몇 개 있다. 그 중에 최고로 선망하는 부대는 탑의 꼭대기를 의미하는 '탈피오트' 부대다. 과학영재들만 50명 모집하며 3년 만에 대학과정을 마치고 6년 더 복무한다. 내가 번역한 <이스라엘 탈피오트의 비밀>을 읽어보면 그들의 세계가 마치 우리나라의 KAIST 이야기처럼 펼쳐진다. 수학영재들만 모집하는 8200부대도 유명하다. 이 두 엘리트부대는 고3 학생들이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대학 합격통지를 기다리 듯 가슴조이며 우선 응시라도 할 수 있는 초청장을 기다린다. 실제, 이 두 부대가 창업국가 이스라엘의 산실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은 1948년 UN결의에 의해 팔레스타인 지역에 건국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크고 작은 전쟁에 휩싸여 한 시도 편히 발 뻗고 자기 어려운 나라이기도 하다. 2000년 전에 멸망했던 나라가 주권을 선언하며 강제로 UN에서 원주민을 밀어내고 국가를 승인했으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독립한 1948년 5월 14일, 바로 그 날이 바로 첫 중동전쟁일 이었음이 이를 웅변으로 대변하고 있다.

이 나라는 서쪽 150Km의 지중해를 빼고 나면 적으로 둘러쌓인 충청도 면적의 섬나라나 다름없다. 따라서 중장거리 미사일이 떨어지는 경우는 단 한번도 없으나 국경선에서 날아오는 매년 수 천 발의 근거리 포탄, 미사일로 인해 지난 70년간 단 하루도 편히 발뻗고 자는 날이 없을 지경이었다.

한편, 탈피오트에 입학한 생도들은 3년간 히브리대학교에서 학사과정을 마치는데 3년차 여름방학 과제는 팀별로 새로운 무기체계를 상상해보는 숙제를 부여받는다. 
내가 만났던 탈피오트 출신 여성교관인 '간들린'대령이 리드하는 신무기 체계 프로젝트에 올라 온 아이디어 중 하나가 <아이언 돔>이었다.

중장거리 미사일은 발사 후 수십 분 또는 한 시간 이상 날아오는 동안 여유 있게 대응할 수 있으나 단거리 미사일의 경우 수 십 초 안에 발견하여 격추시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데 탈피오트 팀 중에 이를 구현하는 알고리즘을 여름방학 과제로 제안한 것이다. 평가팀에서 전문가들이 분석하여 피드백을 해야 하는데 의견이 엇갈렸다. 결국 아이디어는 좋지만 실행은 불가로 판정되었다. 학점은 A, 그러나 프로젝트 채택은 불가인 셈이다.

여성 지도교관인 간들린 대령은 여기서 굴하지 않고 생도들과 함께 국민 모금운동에 나선다. 다행히 대기업들이 십시일반으로 개발비의 30%를 모금해주어 프로젝트 성사를 요구하기에 이른다. 결국 다음 학기 평가팀에서 과제를 채택하기로 번복하여 국책과제로 지원되었다. 나중에 미국정부에서도 추가로 2억 달러를 출연해 개발에 성공하게 된 것이다. 만약 학점에 만족하고 후속 어필(Appeal)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이언돔은 이스라엘 국경지대에 70여 기의 추적발사대(Battery)를 통해 촘촘히 엮여있다. 감지, 추적, 요격의 삼박자가 실시간으로 유기적 협동을 통해 98%의 확률로 격추하고 있다.
현재는 초고속 연산기능과 GPS기능이 더욱 진화되어 요격방향과 파편 예상낙하 지점을 동시에 예상하여 70여 기의 발사대 중에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 할 수있는 각도의 발사대를 지정해주는 정도까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유대인 '후츠파정신'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내 강연에 자주 인용하곤 한다. 될 때까지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뻔뻔하고도 당돌한 불굴의 정신이 후츠파(Chutzpah)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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