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 공식화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 공식화
  • 김세화
  • 승인 2020.07.24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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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자본잠식 파산 위기, 1600명 직원 대량실직 위기
인사합명 무산 두고 양사 간 법정 공방 이어질 전망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인수를 추진한 지 7개월 만에 인수 포기를 공식화했다.

양사가 인수합병 진행과정에서 입장 차를 보이며 갈등이 깊었던 만큼 향후 소송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실상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이스타항공의 파산이 우려되면서 1600명 직원의 대량 실질사태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23일 “진술보장의 중요한 위반 미시정, 거래종결기한 도과로 인해 지난 3월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한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한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과 지원 의지에도 불구하고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감당해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인수 포기의 배경을 밝혔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10일 이내에 선결조건을 모두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후 지난 16일 이스타항공이 체불임금 250억원 등 미지급금 1700억원을 해결하지 못해 계약 해제조건이 충족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양사가 이스타항공의 셧다운과 체불임금에 대한 책임 공방을 벌이며 갈등이 깊어졌다. 이후 국토교통부가 추가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제주항공은 “정부의 중재 노력이 진행 중인 점 등을 고려해 계약 해제 결정과 통보 시점을 정하겠다”며 막판 합의에 도달한 것이란 기대도 있었지만 결국 지난 21일, 제주항공 모기업인 AK홀딩스의 이석주 대표와 김이배 제주항공 사장이 국토부에 방문해 인수 포기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제주항공의 인수 포기 의사를 접한 이스타항공은 입장문을 발표하고 “제주항공의 주장은 주식매매계약에서 합의한 바와 다르다”며 “계약 위반과 불이행으로 인한 모든 책임은 제주항공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임직원과 회사의 생존을 위해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제주항공 인수에 희망을 걸었던 이스타항공의 직원 1600명은 밀린 임금도 받지 못한 채 실직의 위기에 몰렸다. 지난 2월부터 6개월간 지급하지 못한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임금은 260억원에 이른다.

이스타항공은 가급적 빨리 국내선을 재개해 체불 임금 등을 처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산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사실상 해결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이스타항공의 존속가치가 낮아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기업회생보다는 파산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올해 1분기 자본 총계는 -1042억원으로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자력으로는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다.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2007년 10월, 전북 군산을 본점으로 설립된 이스타항공은 출범 13년 만에 폐업 위기에 처했다.

중재에 나섰던 국토부는 “지난 2월부터 양사를 오가며 인수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최종적으로 협상이 결렬돼 안타깝다”며 “이스타항공은 플랜B를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토부는 직원들의 고용안정 등 추가 지원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이스타항공이 먼저 플랜B를 제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현재 이스타항공에 대한 지원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인수합병이 무산된데 대해 양사간 법정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주항공은 계약 이행보증금 119억5000만원과 대영금 100억원 반환 소송을, 이스타항공은 계약 이행소송 제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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