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록 에세이-10] 태풍 곤파스와 함께 도착한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
[윤종록 에세이-10] 태풍 곤파스와 함께 도착한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
  • 윤종록 교수(jonglok.yoon@gmail.com)
  • 승인 2020.08.07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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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후츠파로 일어서라' 저자인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의 새로운 이스라엘 스토리를 매주 금요일 연재 보도한다. 다음은 8월 ‘Month Three’ 스토리중 첫번째 내용이다.

Month Three
1. 태풍 곤파스와 함께 도착한 올메르트 총리
2. 제3-4차 중동전쟁이 남긴 유산
3. 매년 만나는10월 둘째주와의 악연
4. 요즈마그룹 대표, 이원재 청년과의 첫 만남]
윤종록 한양대학교 특훈교수(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윤종록 한양대학교 특훈교수(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2010년 9월2일, 서울을 관통한 역대급 제7호 태풍 '곤파스'와 함께 '에후드 올메르트'(Ehud Olmert) 전 이스라엘 총리가 전용기를 타고 성남에 있는 서울공항을 통해 도착한 얘기다. 

KT 상임이사를 마치고 2009년 크리스마스 다음 날 뉴욕에 도착하여 시작된 나의 두번째  벨연구소 생활은 내게 많은 것을 생각하며 도전해보고 경험하는 기회를 갖기에 좋은 기회였다. 우선 도착하자마자 번역한 책, '창업국가'가 한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었고 강연 요청이 여기저기서 쇄도하였으나 미국에 있어서 안타까울 뿐이었다. 

그런 어느날 내게 추천사를 써주었던 이스라엘의 '에후드 올메르트' 전 총리로부터 이메일이 도착했다. 상하이에서 열리고있는 엑스포행사에 참석할 예정인데 귀국길에 서울에 들러 나를 잠시 만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뉴욕에 있던 나는 난감했지만 급거 귀국하기로 결정했고 출판사에 연락해서 요청들어온 강연 일정을 귀국일정에 맞추어 한 곳으로 몰았다.

올메르트 총리는 만찬장소와 시간을 정해주었다. 2010년 9월 2일 정오 하얏트 호텔이었다. 나는 8월 31일에 귀국하여 강연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 7호태풍 곤파스가 역대급 위력을 과시하며 북상중이었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우리가 약속한 9월 2일 한반도를 관통한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모든 행사나 기획이 취소되고 전 항공편이 올스톱 되어가고 있었다.

올메르트 총리의 약속 일정이 지켜질 수 있을지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는데 메일이 도착했다. 9월 2일 정오에 태풍이 서울을 통과후 3시에 동해안으로 빠져나갈테니 저녁 6시로 약속시간을 바꾸자는 내용이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전용기를 타고 오는데 조종사가 일기를 체크하여 미리 알려주었다고 한다. 

약속시간보다 일찍 하얏트에 도착하여 기다렸는데 정확히 6시에 올메르트 총리 일행이 도착하였다. 나는 모처럼 귀한 손님과의 소중한 시간인지라 '창업국가' 번역 시 많이 도와준 딸내미를 함께 데리고 가는것도 좋겠다고 생각되어 함께 영접하였다. 딸내미는 당시 S대 경제학부 4학년으로서 졸업을 앞두고 미국의 로스쿨 지원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미 LSAT시험 스코어는 넉넉히 확보해 둔 상태였지만 LSAT스코어 못지않게 추천서가 중요한 몫을 한다. 혹시 올메르트 총리가 양해해 준다면 추천서도 부탁해볼 생각이었다. 

2005년 KT방문 이래로 5년만에 올메르트는 전 총리로 나는 전 KT이사로 반가이 만났고 준비해 간 한글 번역본 '창업국가'를 선물했다. 비록 읽지는 못하겠지만 한국의 추억을 담아주는 마음을 전하는 셈이었다.

올메르트는 예정에는 없었으나 처음 만나는 한국의 젊은이, 학생, 여성으로서 창업국가의 번역에 동참하면서 이스라엘의 역동성의 원천을 궁금해하는 딸내미와 많은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흔쾌히 추천사를 써주겠다고 약속해 주었다. 어떻게 알았는지 식사도중에 조선일보 기자가 들이닥쳐 인터뷰를 요청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하였으나 식사 후 시간을 내주시는 아량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늦은 시간에 곧바로 전용기를 타고 이스라엘로 출국했다. 

저녁 한끼 사주러 상하이 엑스포 참관 후 귀국 길에 태풍을 뚫고 서울에 들러 나를 만난 후 늦은 밤에 홀연히 떠난 그 분의 비행기 불빛이 사라질 때까지 멍하니 성남 공항에 서있었다. 마치 굳어버린 동상처럼 오랫동안...

얼마되지 않아 딸내미는 자기가 꼭 가고싶어했던 미국 국회의사당 옆에 위치한 미국 최초의 로스쿨인 조지타운(Georgetown) 합격통보를 받았으며 현재는 워싱턴DC에서 Tax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후 올메르트 전총리는 나를 만날 때 마다 매번 딸의 안부를 묻곤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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