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종전보다 0.6%p 낮춘 -0.9% 전망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축소되고 경기 부진이 다소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KDI는 9일 발표한 ‘경제동향 8월호’를 통해 “코로나19 국내 확산이 둔화되면서 내구재 소비, 설비 투자를 중심으로 내수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한국 경제를 두고 지난 3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경기 위축’ 진단을 내렸지만 6개월 만에 ‘경기 부진 완화’로 평가했다.
6월 전산업 생산증가율은 전월 -5.7%보다 6.4%p 상승한 0.7%를 기록했다. 자동차산업 생산증가율은 -35.7%에서 -13.4%로 감소폭이 크게 줄었다. 자동차 산업의 부진이 완화하면서 광공업 생산증가율도 -9.8%에서 -0.5%로 크게 개선됐다. 도소매업과 서비스업도 -4.5%에서 -0.4%, -4.0%에서 -0.1%로 감소폭이 줄었으며 금융·보험업과 부동산업 증가율도 각각 15.7%, 12.6%를 기록하며 급증했다.
6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각 96.7과 99.4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계절조정 제조업 업황BSI와 전산업 업황BSI는 각각 57과 60을 기록하면서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
KDI는 “주요 수출국의 봉쇄 조치가 완화되면서 제조업의 급격한 위축도 다소 개선됐다”며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아 기업 경기실사지수(BSI)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는 승용차를 중심으로 소매판매액이 크게 증가하고 서비스업 생산이 지난해 수준에 근접했다. 6월 소매판매액은 6.3%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월 증가율 1.7%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KDI는 “6월 소비 증가에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긴급재난지원금 지원, 조업일수 증가 등 일시적 요인도 일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6월 설비투자는 대부분 업종에서 증가세를 보이며 전월 증가율 3.4% 보다 높은 13.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수출은 주요국이 경제활동을 재개됨에 따라 반도체가 수출실적을 유지하고 자동차의 감소 폭이 크게 개선되면서 부진이 완화됐다. 7월 수출 증가율은 -7.0%를 기록해 전월 -10.9%보다 감소 폭이 축소됐다.
7월 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 폭이 축소되는 등 상승요인이 작용하면서 전월 0.0%보다 높은 0.3%를 기록했다. 금융시장은 주가, 원화 가치가 상승세를 유지했고 가계 대출 증가 폭은 확대됐다. 국제 유가는 주요국의 경기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로 지난 6월에 이어 7월에도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KDI는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와 대내외 경제 심리가 회복되면서 주요 선진국의 소비 관련 지표도 일부 반등했다”며 “다만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증가되고 미중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어 경기 회복의 제약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KDI가 지난 7월, 국내 경제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0.9%로 예상했다. 이는 종전 전망치인 -0.3%보다 0.6%p 하향 조정한 수치로 지난해 경제성장률 2.0%보다는 -2.1%p 낮다. 다만 내년에는 경제가 반등하면서 2.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