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담대보다 낮은 신용대출 금리
은행권, 주담대보다 낮은 신용대출 금리
  • 김세화
  • 승인 2020.08.18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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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금리 1.74~3.76%로 주담대보다 0.5%p 낮아
0% 기준금리, 인터넷은행과의 경쟁 등 금리인하 이끌어

최근 은행권에서 신용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부동산 담보 대출 금리보다 낮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0%대 기준금리, 인터넷 전문은행과의 경쟁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신용등급, 대출금액 등에 따라 연 1.74∼3.76% 수준으로 집계됐다. 반면 주담대는 연 2.03∼4.27% 수준으로 신용대출 금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대출은 연 1.55∼3.81%로 최저 금리는 전세대출이 낮았지만, 최고 금리는 신용대출이 오히려 0.05%p 더 낮았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일 기준 121조48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120조1992억원에 비해 1조2892억원 늘어난 수치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속도라면 이달 말까지 2조원대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 신용 1등급의 고액 연봉자 등 극소수에 한해 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 등 부동산 담보 대출금리보다 낮은 현상이 일시적으로 있기는 했지만 지금처럼 신용 1∼2등급 직장인 상당수가 주담대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는 현상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은행 직원들조차 앞 다퉈 2%대 초반 금리의 신용대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신용대출과 주담대의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은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는 대출금리의 결정 구조상 신용대출의 금리하락 속도가 주담대보다 빠르다. 예를 들어 시중 은행들이 신용대출 기준금리로 삼는 금융채 6개월물의 금리는 1년 전보다 0.719%p 떨어졌지만, 주담대에 적용되는 금융채 5년물은 같은 기간 0.04%p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대출의 경우 주담대보다 기간이 짧아 단기 채권의 시장금리를 적용하는데 최근 단기물 금리 낙폭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8월 14일,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2.38∼4.36%로, 현재 금리 1.74∼3.76%와 비교해보면 1년 새 최저 금리는 0.64%p, 최고 금리는 0.6%p 낮아졌다.

1년 전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는 각각 2.15∼4.85%, 2.07∼4.69% 수준이었다. 현재 지금 주담대 금리 2.03∼4.27%, 전세대출의 금리 1.55∼3.81%와 비교하면 최저 금리는 각 0.12%p, 0.52%p 낮아졌고 최고 금리는 각각 0.23%p, 0.88%p 하락했다. 즉, 지난 1년간 신용대출 금리의 낙폭이 주담대나 전세대출보다 컸다.

신용대출과 달리 주담대 등에 담보 설정 비용 등 고정비가 투입된다는 점도 대출금리의 격차를 키우는 요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이 0.5%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순이자마진을 1.5%로 가정하면 신용대출 금리는 2% 정도만 받을 수 있다”며 “반면 주담대 금리는 은행이 부담하는 설정비 등 고정비용이 있어 1.5%만 얹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공격적 신용대출 금리 인하 경쟁을 펼치는 것도 신용대출-주담대 금리 역전의 원인으로 해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신용대출이 크게 늘고 있다”며 “주담대·전세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금리가 더 낮은 신용대출을 받아 이를 주택자금 등에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위해 3개월 내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동시에 승인하지 않도록 하는 등 신용대출이 주택자금으로 전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부동산 자금원으로서 신용대출이 문제가 될 경우, 정부가 신용대출 규제를 더 강화할 가능성이 있어 은행권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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