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경로가 궁금하다
무인기 경로가 궁금하다
  • By Yeon Choul-woong (bruceyeon@koreaittimes.com)
  • 승인 2014.04.15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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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일 파주에, 31일에는 백령도에 북한 것으로 보이는 무인기가 추락했다. 그리고 지난 해 10월경 삼척에 추락한 것으로 보이는 무인항공기를 46일 다시 찾아냈다. 파주와 삼척에 추락한 기종이 거의 동일한 것을 보면 북한이 대량생산했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들 무인기는 군용임이 분명하다. 낙하산이 달린 게 그 근거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사이버국방학과 교수


이들은 정찰용 군용기로 보인다. 찍힌 사진들의 해상도가 구글 지도보다 낮은 점을 일부에서 지적하지만 특정 시간에 특정 위치에서 고도를 낮춰 촬영할 수 있다면 이들 무인기는 정찰기로서 손색이 없다. 비상상황에서는 얼마든지 고도를 낮춰 근접촬영을 할 수 있으므로 해상도 타령은 쓸모 없는 일이다. 조종사가 없으니 일회용 정찰기로 쓰면 위성사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국방부는 카메라와 송신기를 연결하는 케이블을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그래서 이 무인기들은 영상을 전송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정찰 용도였다면 카메라 회수가 관건이다.

파주급 드론의 무게는 대략 13킬로그램 정도다. 무인기 자세제어를 위해 일제 푸타바 GY352 2축 자이로 두 개를 장착했고 캐논 550D 카메라를 사용했다. 또한 일제 OS 160FX 엔진을 썼다. 이 엔진의 배기량은 26cc이며 9,000rpm에서 3.7마력의 출력을 낸다.

니트로메탄과 윤활유를 메탄올에 섞어 연료로 쓰기 때문에 이 엔진을 니트로 엔진이라 부른다. 스파크 플러그 대신 글로우 플러그를 사용하기 때문에 글로우 엔진이라고도 부른다. 니트로 엔진의 연료는 가솔린에 비해 몇 배 비싸지만 출력이 높아 무선조종 동호인들이 많이 쓴다.

이 엔진은 450-550cc의 연료로 대략 10-12분 정도 날 수 있다. 연료용기 용량은 4.97리터라고 국방부가 발표했다. 얼추 이 정도의 연료로 최대 120분 정도 날 수 있다. 이 드론이 대략 시속 100-120km로 난다고 추정한다. 그렇다면 최대 240km 정도 날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이 항속거리 240km는 이론적으로만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수치에서 문제가 불거진다. 삼척에 추락한 드론이 발견된 지점은 비무장지대로부터 130km나 떨어져있다. 게다가 드론의 출발지점이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북으로 15-20km 떨어진 곳이라고 당국자가 추정했다. 그냥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내려왔다가 바로 북으로 다시 돌아간다 해도 삼척 무인기는 최소 왕복 300km를 날아야 한다.

그렇다면 삼척 무인기가 북한에서 왔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시속 120km로 최대 240km까지 날 수 있다면 북한에서 왔다가 북한으로 그냥 돌아가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시속 150km 이상 날 때 또는 연료가 6리터 이상 있을 때나 가능하다.

국방부는 백령도에 추락한 무인기에 체코에서 만든 Roto 35FS 엔진이 달려있고 휘발유 용기 용량은 3.4리터라고 발표했다. 이 엔진은 한 시간에 대략 1.2리터의 연료를 소모한다. 무인기의 항속거리가 180-300km라고 국방부가 발표했다. 여기서 말하는 300km는 백령도 무인기의 항속거리를 의미한다.

결국 연료 종류와 용량, 그리고 엔진 형태로 볼 때 북한에서 출발해서 삼척에 왔다가 북한으로 돌아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비밀을 풀 열쇠는 파주 무인기가 찍은 사진과 항법장치에 담긴 경유지(waypoint) 좌표에 담겨있다. 카메라와 컴퓨터 메인보드가 연결돼 있었다고 국방부가 발표했다. 그렇다면 미리 설정된 시간 간격에 따라 또는 정해진 위치에서 컴퓨터가 카메라 셔터를 누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래서 북한 사진이 한 장도 없다는 게 별로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삼척의 경우 몇 가지 시나리오가 만들어진다. 첫째, 무인기를 남한 어디선가 이륙시켜 남한 어디엔가 착륙시키려 했을 것이다. 무인기를 회수해서 사진 파일만 북한으로 보내는 방법이 있다. 둘째, 남한 어디선가 이륙시켜 북한 어디엔가 착륙시키는 것이다. 셋째, 북한에서 출발시켜 남한 어디선가 회수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넷째, 북한에서 출발해 북한에 도착하는 시나리오도 있으나 이것은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불가능하다.

이제 마지막으로 항법 및 사진촬영에 쓰기 위해 저장한 항로 정보에 기대를 걸어봐야 한다. 국방부는 아직 그 정보를 분석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 분석결과가 나와봐야 마지막 비밀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 기다려보자. 다른 방법도 있다. 같은 엔진에 같은 연료를 채워 같은 무게의 무인기를 만들어 얼마나 날 수 있는지 실측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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