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광수.이영상 대담] 4차 산업혁명, 빅데이터 고속도로 뚫을 수 있을까
[장광수.이영상 대담] 4차 산업혁명, 빅데이터 고속도로 뚫을 수 있을까
  • 연철웅 기자
  • 승인 2016.10.27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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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스트림즈의 이영상 대표 (왼쪽)와 장광수 포럼빅데이터미래 회장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로봇, 생명공학기술 등 ICT핵심기술이 주도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방대한 양의 데이터 수집, 분석 및 빅데이터 활용기술이 절대적이다. 정부가 ‘정부 3.0’을 통해 공공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하면서 데이터들이 수집, 유통단계에 이르렀지만 활용, 즉 상용•산업화 측면에서는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정부 3.0 빅데이터 산업을 활성화시키고 빅데이터가 4차 산업혁명을 촉발하려면 전시성이 아닌 데이터를 실제 어떻게 공유하고 관리할 것인지.. 행정자치부가 빅데이터 실적을 평가해 우수기관을 선정•발표하고 있지만, 공공부문에만 그치고 있기 때문에 민간부문에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orea IT Times는 정부에서 ICT정책 및 정보화사업을 주도하고있는 장광수 포럼빅데이터미래 회장과 빅데이터 외교관으로 불리우는 데이터스트림즈의 이영상 대표와의 대담을 통해, 그 문제성과 해법을 모색했다.

장회장은 지난 11일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초대 원장에 취임했다. 본 대담은 원장 취임 직전에 이뤄졌다. -편집자 주-

“국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부족... 비즈니스 활용능력 떨어져”

장광수 포럼빅데이터미래 회장
장광수 포럼빅데이터미래 회장

 

장광수 포럼빅데이터미래 회장(이하 장): 4차 산업의 핵심은 역시 빅데이터라고 생각합니다. 사물인터넷(IOT)부터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커뮤니이션 등을 통해 나오는 데이터를 모아 클라우드로 보관하고, 이것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고 보는데요. 빅데이터 수집, 처리, 시각화, 분석 등 핵심 기술이 선진국과 비교시 실제 어느 수준인지요

이영상 데이터스트림즈 대표(이하 이): 저희들이 물리적으로 데이터를 만들어주는 기술과 그 데이터를 가지고 신뢰성을 높이는 기술은 세계 톱이라고 생각합니다.

장: 그렇다면 여러 빅데이터 기술 중에서 우리나라가 톱인 분야가 있고, 특정 분야에서는 떨어진다는 이야기입니까

데이터스트림즈의 이영상 대표

 

이: 빅데이터라고 이야기하면 거기에는 소프트웨어도, 실제 데이터 부분도 있습니다. 또 애널리틱스라는 분석부분과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개입하는 영역 등도 있지요. 그 중 우리나라가 제일 떨어지는 부분이 바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하는 분야입니다. 지적재산을 가지고 경험을 축적한 후 그것을 실제 생활이나 산업,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기술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지요.

장: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면 데이터를 분석해서 활용을 하는 기술자를 말하는 것이지요

이: 맞습니다. 그런데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능력을 발휘하고 지식을 활용하게 하려면 돈과 권한을 주고,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잖아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현재는 그런 기반이 부족합니다.
장: 그것은 CEO의 의지나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도에 달린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 복합적이라 할 수 있어요. 지난 이명박 정권 말기 빅데이터가 세계적으로 이슈화되면서 정부에서는 빅데이터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빅데이터 구축은 데이터가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가져다가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거죠.

“구글•야후, 오픈소스로 빅데이터 개발... 우리는 비용 탓하다가 그만...”

장: 그런 부분에 있어서 미국 등 선진국의 데이터 구축 현황은 어떤가요

이: 빅데이터라는 것은 혁신적인 기업에서 나오는데요. 2000년도 전후 우리나라에 인터넷이 보편화됐을 때, 어떤 사람이 어떤 사이트에서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기업들은 관심도 없었던 데다 비용이 많이 드니 무시해 버렸지요.
하지만 구글이나 야후는 그 데이터로 분석을 했습니다. 싼 방법인 오픈소스를 이용해 빅데이터를 10년 이상 개발 하다보니 노하우가 상당히 쌓였지요. 또 오픈소스 플랫폼이지만 여러 사람들이 쓰다 보니 단점들이 개선됐고, 빅데이터 효과에 힘입어 다른 기업들과의 차별화가 이뤄진 거예요. 지금 이들의 기술은 우리나라에서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 됐습니다.

장: 빅데이터는 초고속망 등 시스템 위에 들어가서 클라우드를 형성하고, 커뮤니케이션 모바일을 통해 왔다갔다하는 존재입니다. 그런 면을 보면 우리는 충분히 미국보다 빅데이터를 활성화할 수 있는 조건입니다. 이 대표님은 데이터를 수집, 처리, 시각화하는 기술이 미국보다 떨어지는 걸로 보고 계신데, 그건 활용 의지가 부족한 탓이라고 봅니다. 기업에서 직원들이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사업을 제안했을 때 CEO가 거부하면 끝이거든요. 미국의 경우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이 빅데이터를 많이 활용하지요

“행정 편의주의적 부양보다는 시장에 ‘공정한 룰’ 만드는 것이 우선”

이: 빅데이터에서 미국의 강점을 꼽자면, 제도권이나 큰 대기업들 외에 중소기업이나 벤처 등에서도 다양하게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이용하고 있는 거예요. 가령 소셜 펀딩 분야에서 은행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클라우드 펀딩을 구성해 여러 사람이 투자하고 협조하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는 거죠.
미국에서는 이런 모델이 기존의 체계와 경쟁을 하고 있는데, 큰 기업이라도 이런 작은 업체에게 밀릴 수 있는 공정한 경쟁 환경이 갖춰져 있습니다. 반면 우리는 기존의 틀에서 행정의 편의성, 그리고 당사자들의 민원을 일으키지 않는 방향을 추구하다 보니 혁신의 활력이 사라지는 거죠.

장: 우리나라의 빅데이터 원천기술과 상용기술 수준은 어떤가요

이: 빅데이터의 기본 기술은 사실 오픈소스 기술에서 나온 것입니다. 지금은 그걸 우리가 가져와서 실행을 하고 부연을 하는 단계에 있는 것이죠. 그러니 원천 기술은 미국보다 떨어진다고 밖에 할 수 없어요. 다만 그것이 적용되는 것을 보면, 미국도 혁신적인 기업들은 적용을 잘 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빅데이터 적용이나 시험, 노력 수준 등에서 우리가 미국 평균에 비해 수준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정부에서도 빅데이터 프로모션과 다양한 실험들을 하고 있어요. 다만 기술을 논문에 적용해 진정한 효과를 내고 돈을 창출하며 혁신하는 부분에서는 확실히 약하다고 봐야 될 듯합니다.

“데이터 거버넌스’ 취약... 정부 3.0 준비작업 부실”

장: 우리나라가 정보통신 인프라라든지 정보시스템, 전자정부 이런 것들이 발전해 있기 때문에 그 위에 빅데이터를 올려서 활용하면 미국보다도 더 잘할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빅데이터 산업이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장벽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지난 7월 6개 부처에서 개인정보 비식별화 조치 및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비식별화가 되면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비즈니스에 이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는데, 실제로 기업 입장에서는 개인정보가 진짜 하나의 걸림돌이 되는 것인지요

이: 금융회사들을 보면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각 사업부문의 회계 데이터 등은 공유가 안 되지만 마케팅에 필요한 개인정보 같은 경우는 동의가 있으면 활용할 수 있게끔 돼 있어요.
그런데 공공기관에서는 개인정보나 이런 부분들 때문에 전혀 데이터 공유가 되고 있지 않습니다. 새 법안에서 그런 부분들을 비 식별화 해가지고 관련 데이터를 정보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거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정보 보호 이외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중앙과 지방정부의 데이터 통합 문제입니다. 각 기관이 데이터를 별도로 모으다 보니 채널이 달라져 활용이 어려워지기 때문이지요. 빅데이터 진흥법에는 그런 부분들도 명확하게 언급돼야 하지요.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기 위한 거버넌스의 문제입니다. 데이터에 대한 정책이라든지 표준, 품질이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활용 권한이나 오너 십에 대한 정보들이 정해져야 하거든요. 이런 것들이 정책이나 법으로 고정돼 있어야 거기에 맞춰 정보를 이용할 수 있고 개인정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데이터 거버넌스가 취약하다는 점이 중요한 걸림돌이라고 볼 수 있어요.

장: 정부 3.0에서 공공 데이터 공개를 하고 있는데 그걸 활용해서 빅데이터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방법으로 공공 데이터 3.0을 활용할 수 있을지요

“정부 3.0이 빅데이터 산업을 활성화시키고 빅데이터가 4차 산업혁명을 촉발시키려면. .”

이: 정부 3.0이 빅데이터 산업을 활성화시키고 빅데이터가 4차 산업혁명을 촉발시키려면 전시성이 아닌, 데이터를 실제 어떻게 공유하고 관리할 것인지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다시 준비해야 합니다.
정부 3.0의 경우 타이틀만 따 왔지 전자정부를 위한 제도적인 부분이나 준비 작업이 부실하다고 봅니다.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데이터를 볼 수 있지만 그것들은 상당히 제한돼 있습니다. 내놓아도 별 문제가 없다 싶은 정보만 내놓는데 그것만 가지고는 데이터를 분석, 이용하는 사람들이 만족을 못하는 거에요. 또 흩어진 데이터 중에서 어떤 것이 내가 찾고자 하는 것인지 알려주는 데이터 내비게이션도 없습니다. 또 한 가지 문제점은 메타데이터 정리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점입니다. 데이터 표현 방식이 다르다 보니 서로 연결해서 분석을 할 수가 없습니다. 데이터 표준이 제 각각이고 품질도, 개인정보도 다르고 내가 이 정보를 써도 될지에 대한 책임도 정리가 안 돼 있어요. 인프라 스트럭처를 따라 빅데이터 활용을 진행해야 하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투자가 없는 거죠.

장: 정부에서는 데이터 법을 만들어 시행하려 하는데 그것이 바로 데이터 거버넌스를 구축해서 체계적으로 공개도 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법이거든요. 또 국가 전체적으로 데이터 전략위원회를 만들어 정부 데이터를 공개하고, 그걸 활용해 비즈니스를 만들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공개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대표님은 아무래도 그런 역할이 잘 안되고 있다고 받아들이시는 것 같습니다. 데이터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고, 애초에 잘못 만들어져서 공개한다고 해도 이용을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API 방식에 의존하고 있으며, 데이터 업데이트가 안 된 부분도 있어요. 무엇보다 표준화가 돼 있지 않아 활용에 문제가 있다 보니 데이터의 신뢰성에 문제가 미흡하다고 봅니다.

“정부, 메타데이터 기술 관리시스템 구축 필요”

이: 그걸 하기 위한 기술이 바로 메타데이터 기술인데 이걸 도입해서 쓰지 않고 있거든요. 다시 말해 메타데이터를 만들고 저장할 수는 있는데, 관리 시스템이 없다는 거지요. 그런 부분들을 사업화 시킬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장: 지적하신 대로 정부에서 메타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거나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민간 부분 데이터는 데이터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하네요. 데이터 산업을 발전시키려고 한다면 민간부분의 데이터가 더 중요합니다. KT가 갖고 있는 통신 데이터나 신용카드회사의 데이터들은 데이터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데다 공개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정부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만으로 한계가 있다면 민간 부분 데이터를 개방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데이터를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민간 부분에 있는 데이터를 신뢰성 있는 것으로 내놓는다면 거래가 있고 궁극적으로 데이터 산업이 발전할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이: 우리나라가 경제개발 5개년 추진 당시는 산업 생태계가 아직 구성이 안 돼 있어 정부가 강제적으로 끌고 왔잖아요. 저희들도 인프라를 다 갖고 있기 때문에 데이터에 투자를 하고 싶어요. 하지만 민간에서 투자하려면 인재와 비즈니스 모델, 데이터 외에 투자비용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금이 어디로 몰려다니느냐는 거에요. 부동산과 주식에 돈이 돌고 벤처기업에는 돌지 않잖아요. 빅데이터가 4차 산업을 발전시키려면 일단 금융이 발달해야 하고, 공정한 거래와 새로운 아이디어 즉 지적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사법시스템이 정비돼 있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없으면 4차 산업의 발전을 기대하기 힘든 것이죠.

“개인정보 보호법 따른 데이터 거래, 비식별화 조치 모호”

장: 빅데이터와 데이터베이스산업진흥법 개정안 통과, 개인정보보호법 개선 등이 신속히 이뤄져야 법과 제도 하에서 기업들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전 세계 데이터 시장에는 2500여개 기업이 활동하고 있고 거래 규모는 2000억불에 이르는데요. 필요한 데이터를 요청하면 제공해주는 요금, 혹은 수수료를 얼마 받을 것인지도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이: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데이터를 거래한다고 해도 그 데이터가 제대로 비식별화 조치가 돼 있는지 모호하거든요. 조치가 안 된 데이터로 거래한다면 개인정보 보호법에 걸리게 됩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데이터 요금과 수수료에 대한 법 제도적인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죠. 다만 빅데이터 진흥법으로 데이터 거래를 위해, 정부가 공정 경쟁방안을 제정하고 지원해 줄 수 있다고 표명한다면 가능성이 있기는 합니다.

장: 인프라가 먼저 만들어져야 될 것 같습니다. 인프라가 갖춰지면 민간은 돈이 되니 자연히 시장논리에 따라 서서히 움직일 것이고, 그 이익이 크면 클수록 시장이 커지는 것이거든요. 하지만 우리나라엔 아직 데이터 거래가 개별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데이터를 본격적으로 거래하는 기업이 자리 잡기 힘듭니다. 데이터 거래를 공식적으로 시장화해서, 주식 거래하듯 거래를 해야 데이터 산업이 발전하고 4차 산업혁명이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는데요.

이: 시장화를 하려면 데이터 거래를 위한 어떤 레귤레이션을 아주 정밀하게 만들어야겠지요. 이전 단계를 깨끗이 정리하고 4차 산업, 빅데이터로 가는 고속도로를 깔아 놓지 않으면 그런 조치는 어렵습니다. 정비할 것도 많다보니 정부에서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 대신 정부는 세금을 받는 거니까, 산업이 잘되면 세수도 고용도 늘어나면 서로 윈윈이 되는 것이죠.

“정형 데이터조차 제대로 정리 안되고 표준화, 통합도 안 돼 있어”

장: 빅데이터 산업이 잘 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회사나 수요기관에 전문 인력이 없다는 것인데 현황은 어떻습니까

이: 빅데이터 이전에는 BI(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영역에서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중심으로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데이터웨어하우스는 빅데이터는 아니지만 더 강력한 데이터에요. 기업이 어떤 절차를 거쳐서 모았기 때문에 정확하고 파워풀하죠. 빅데이터는 사실 우리가 움직이면서 파생적으로 흔적이 남는 것, 로그 데이터나 알티데이터를 말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자연스럽다 할 수 있지만, 의도적으로 만들어지는 정형 데이터보다는 힘이 약하죠. 이름과 부서, 전화번호가 있는 정형 데이터는 이전부터 우리가 갖고 있는데 사람의 병력이라던지 개인정보가 다 기록돼 있습니다. 빅데이터보다 양은 적지만 그 안의 정보는 상당히 가치가 있는거죠. 이런 데이터를 분석하는 사람이 BI 전문가인데 이전부터 신용카드 사용패턴 등을 분석해 사은품 선정 같은 일들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이 없다보니 개체수를 불리지 못한 거죠.

장: 데이터웨어하우스 인력들이 빅데이터를 좀 더 공부해서 전문가가 되면 안 될까요

이: 맞습니다. 이들은 바로 빅데이터로 넘어갈 수 있는 사람들이에요. 인력이 적은 이유는 BI 시장이 작다보니 분석을 하고 나면 거기서 끝이라는 거죠. 보고서를 뽑는데 데이터 풀이 있어서 종류가 200종이라면 그것만 만들면 끝나게 됩니다. BI 분석가는 200종 이외 형태의 데이터를 찾아 분석해서 전에는 모르던, 사람들이 생각도 못했던 데이터를 찾아냅니다. 문제는 그런 일들이 없다는 것인데요. 데이터 거버넌스가 없기 때문이에요. 정형 데이터조차 제대로 된 정리와 표준화, 통합이 안 돼 있는 것입니다. 한 그룹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홈쇼핑과 마트, 전화 쇼핑몰 등이 있다고 하면 계열사들 사이에서 고객정보 공유가 전혀 안 돼 있어요. 또 우리가 철도를 전화로 예약하면서 내 전화번호를 등록하는 것과 앱에서 예약 발매하면서 등록하는 것과 데이터 실시간 통합이 돼야 하는데 안 되고 있는 겁니다. 결국 기업 내 데이터도 통합이나 데이터 거버넌스 이슈가 잘 안 돼 있는 거죠.

장: 그런 부분은 정부에서 해줄 수도 없는 거 아니겠어요 공공부문과 마찬가지로 민간의 데이터 거버넌스도 안 되고 있군요.

이: 민간은 그래도 자기들 비즈니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보다 사정이 낫습니다. 단지 데이터 구축을 제대로 하지 않다가 하려니 어마어마한 비용이 드는거죠. 데이터 거버넌스는 처음 데이터를 구축할 때부터 고려해야 하는 문제에요. 어린이가 태어난 후 성인이 돼서도 처음에 배운 대로 행동한다는 말이 있지요. 센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전자정부들은 데이터에 대한 개념이 없는 사람들이 시작했기 때문에 거버넌스 문제가 발생하는 거죠.

장: 현실적으로 기업의 입장이나 데이터를 활용하는 분야에서도 빅데이터 전문가를 찾으면 잘 없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빅데이터 전문가 양성은 운전학원에서 연습하듯이 되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50살과 30살 의 분석이 다릅니다. 50살 먹은 사람들은 여러 케이스를 경험해 봤기 때문에 데이터가 나타나면 이게 어떤 현상인지 의미를 아는거죠. 그런 노하우는 연령과 경력별로 천지 차이입니다. 같은 50세라도 어떤 인사이트를 가지고 보는 거하고 단순한 기술자가 보는 거하고 달라요. 이건 상당히 고급 기술이기 때문에 전문가를 하루아침에 키울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데이터 생태계도 구성이 안 돼 있다 보니 단기간 내 전문가 양성이 더 어려운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수출 위해 수요자와의 코워크 중요”

장: 이 대표께서는 빅데이터 산업을 키워 외국에 수출도 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리더십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 걸로 아는데 어느정도 진척이 됐는지요

이: 소프트웨어 수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요자와의 코워크가 중요합니다. 우선은 국내 시장에서 혁신적이고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많이 해야 수출도 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제품을 살 때 제품 자체만을 보지는 않는데 그건 선택지가 많기 때문입니다. 빅데이터 외에도 오픈소스 같은 것들이 활성화돼 있거든요. 하지만 국내시장에서의 성공 케이스를 외국에 가져가서 설명하면 수출길이 열립니다. 이런 선단식 수출은 케이스가 특히 중요합니다. 또 하나는 차별화 전략인데 빅데이터는 뚝 떨어진 별개가 아니고 정형 데이터 같은 기존 데이터의 연장선이기 때문에 이에 관련한 기술을 전략으로 삼고 있습니다. 중국 같은 경우 알리바바나 텐센트 같은 대기업들이 빅데이터 기술을 자체 개발하다 보니 진입장벽이 높고, 중소기업들은 아예 빅데이터에 대한 요구가 없어요. 사실상 시장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 기존의 데이터 통합이나 활용, 분석시장에 빅데이터를 연장하는 식으로 일하는데요. 빅데이터란 결국 노하우이기 때문에 사람들한테 알려주려면 잘 정리가 돼 있고 홍보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 지식을 판매하는 구조를 어떻게 잘 적용하고 문서화해 공유할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사실 제품만 가지고는 우리 것을 써야 할 이유를 납득시키기 어렵지요. 프로모션에 특히 중점을 두는 부분은 분석 시스템과 통합성, 그리고 데이터 거버넌스 이슈입니다. 사용한 데이터를 다시 한 번 정리하고 큰 데이터를 압축해서 의미 있는 데이터만 꺼내 다시 정량화하는 것이죠. 그 부분이 우리가 가진 차별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장: 빅데이터라는 것이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든지 인공지능이라든지 관련되지 않는 게 없단 말이에요. 그렇다면 이런 것들과 융합하면서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려면 우선 고객과 커뮤니케이션 및 커스터마이징을 해줘야겠지요. 그밖에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십니까

“향후 빅데이터시장은 진검승부가 될 것, 시장중심으로 기존 틀 바꿔야”

이: 다음주에 중국 출장을 가는데 파트너 협력사의 리셀러를 만나고 컨퍼런스 참석 후, 투자에 관심을 보인 중국 분을 상해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제품을 리셀러로 만들면 배포할 채널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우리 기술을 해외에 전수하기 위해 지식을 정리하는 게 필요하죠. 일주일 후에는 미국에 출장이 잡혀 있는데 그곳은 메타데이터 관리에 관심을 가진 국가 기관입니다. 플로리다에서는 대기업 데이터 분석 임원들만을 모아서 일대일 미팅과 패널 토론을 하고 그 후 한국계 현지 은행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은행 시스템의 미국 시장 진출을 논의하기 위한 방법을 찾을 예정입니다.

또한 시카고에 레인메이커 투자회사에서 IR을 진행하게 됩니다. 향후 빅데이터 시장은 말 그대로 진검승부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정책만 가지고 데이터산업이 발전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은 시장을 중심으로 기존의 틀을 완전히 바꾸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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